빌립보 교회

 
작성일 : 15-06-10 14:14
통과의례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451  
디트리히 본회퍼는 ‘값싼 은혜’를 말했습니다. 우리 신앙의 나약함은 어찌보면 ‘통과의례’ 조차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기만 하려

는 데서 생겨난 것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에는 값이 있기 마련인데, 사람들은 ‘값’ 보다는 ‘공짜’를 더 좋아합니다. 모든 것에는 값이

있습니다. 심지어 죄에도 값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죄를 공짜로 짓는 줄 압니다. 그래서 두려움도 없고, 주저함이나 아까워하는 마음

도 없습니다. 하지만 죄에는 반드시 값이 있습니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죄를 두려워하고 경계하고 피합니다. 그 값이 너무 크기 때

문입니다. 죄의 값을 지불해 본 사람은 다시는 최소한 이성적으로는 죄를 지으려 하지 않습니다. 죄의 값보다 큰 것이 은혜의 값입니

다. 죄의 값을 공짜로 여겨도 문제지만 은혜의 값을 공짜로 여기는 것은 더 큰 문제가 됩니다. 은혜를 망각함 자체가 죄가 되기 때문

입니다.



컴퓨터를 배우시는 한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이분의 생활은 그달 벌어 그달 생활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럼에도 ‘공짜’보다 ‘도리’를 중

요시 여기며 꼭 ‘값’을 지불하려는 분이십니다. 한 번은 집 앞에 미나리와 미나리 전을 놓고 돌아가시면서 전화를 주셨습니다. 들어오

셨다 가시지요 하고 다급히 말씀드렸더니 옷이 더러워서 함께 못한다며 ‘도리’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이 놓고 가신 것은 ‘값’이었습

니다. 한사코 컴퓨터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했더니 무엇으로라도 값을 지불하고 싶다며 또 한 번은 가정용 연장을 여럿 주신 적도 있

습니다. 집에 오실 때면 그렇게 어려우신데도 빈손으로 오시지 않습니다. 손에 커피 한 잔, 빵 한 봉이라도 들고 오십니다. 물론 한

잔, 한 봉이 넘습니다. 컴퓨터를 가르쳐 드리면서 저는 세상의 ‘도리와 값’을 배웁니다. 그래서 그런지 할아버지를 만나는 것이 너무

좋고 기다려집니다.



조폭출신이면서 어느 목사님의 운전기사이신 분이 간증을 하셨습니다. 수많은 아이들 앞에 서서 간증을 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찾

고, 의미 있는 삶을 알게 되면서 그분의 삶은 신앙으로 더욱 돈독해 지며 거듭난 삶의 깊이가 더해져 갔습니다. 어느 한 간증 모임이

끝난 후 한 남학생 한 명이 달려와 상담을 청했다고 합니다. 폭력 조직에서 나오고 싶은데 쉽지 않다는 상담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물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뒤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돌림(집단구타)을 당해야겠지. 그러나 그 순간에 예수님을 생각해. 예수님의 새 조직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라 생각하

면 그 시간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을 거야.”



값을 치른다는 것은 소유를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우리에게도 한 번은 돌림 당한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조롱일 수

있고, 핍박일 수 있고, 야유섞인 목소리 또는 그 이상의 돌림 당함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곧 십자가라는 혹독한 값

의 결과입니다. 우리가 지닌 값싼 은혜의 문제점은 그것이 지닌 십자가의 사랑과 감동을 ‘헐 값’으로 떨어뜨리는데 있습니다. 결국 은

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인  삶마저 공허하거나 헐 값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되고, 은혜 입은 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삶을 소유하지 못하

게 됩니다. 은혜의 통과의례 그것이 우리의 간증입니다.